임신 4주차. 평화롭던 인생에 아주 중요한 이슈가 발생했다. 이슈는 언제나 즐겁고 새롭다. 하지만 이번 이슈는 막중한 책임감과 바뀌는 상황들이 많아져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뭐, 천천히 준비하면 못할 것이 뭐가 있겠는가. 아내의 임신으로 인해서 나는 더욱 인생이 재밌어졌다.
매주 느끼는 바, 아내가 말하는 것들을 듣고 적고 느낌점을 적어 아이가 태어난 뒤에 추억으로 포스팅을 읽어 내려가고 싶은 마음에 작성한다. 임신 관련 일기 첫 번째 '임신 초기 4주차에 남편이 할일들'이다.
이해가 되지 않는 주수 계산
임신 주수를 계산하는 방법은 이과(?)인 내가 생각하기에는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서 수정 및 착상이 되면 그때부터 '우리는 1일' 이렇게 하는게 일반적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실제로는 그렇게 계산하지 않는다. 임신테스트기나 산부인과에서 임신이라고 확정이 나면, 마지막 생리일부터 '우리는 1일'이라고 한다.
신기하다. 신기해. 그래서 임신 2주차, 3주차라는 말이 없는 이유도 임신 2주차는 배란일을 뜻하고 3주차는 수정과 착상이 진행되고 있는 단계여서 호르몬적으로 변화가 없어서 임테기에 표시가 안된다. 보통 착상 후 2주 후, 마지막 생리 후 4주 정도 지나야 임신테스트기에 반응이 오기 때문에 우리는 임신 4주차부터 임신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다.
마지막 생리일 이후 우리는 4주만에 엄마 아빠가 된다는 소식을 임신테스트기를 통해 알게 되었다. 별다른 감흥은 없었다. 벅찰줄 알았는데 그냥 이제 내가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산후조리원 빨리 예약을 해야하는데. 그런 생각만 머리속에 맴돌았다. 별다른 감정없이 아빠가 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였지만, 머리속에 계획과 회전은 누구보다 빠르고 뜨겁다.
임신 4주차 태명 짓기
난 태명을 매우 특이하고 강렬한거로 짓길 바랬다. 일반적으로 부모들의 태명은 너무나 예쁘다. 찾아보니 가장 많이 짓는 태명 중 하나가 바로 열무라고 한다. 열달동안 무탈하게라는 아주 예쁜 이름이다. 하지만 나는 같은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 싫었다. 내가 추천한 태명은 바로 '억두'. 아내의 롤 아이디의 일부이기도 억두는 누가봐도 강해보였다.
그래서 나는 억두로 하길 바랬다. 우리집 기니피그 이름도 문도와 모그이다. 롤 챔프와 아이템 이름에서 착안한 이름으로 아주 건강하게 죽지도 않고 오래오래 살길 바라는 이름이었다.
아내가 임신소식을 알린다면 태명을 알아봐야한다. 물론 아내가 하고싶은대로 하겠지만 '애는 나 혼자 키우냐'라는 이야기를 듣지 않기 위해서 '무조건 반려 당하겠지만' 나름대로 태명 리스트를 좀 알아가면 좋다. 태명에 대한 이야기는 내일이나 해서 포스팅에 자세하게 올려봐야겠다.
나도 다양한 태명을 알아갔지만 모두 반려 상태이다. 결국 우리집 아이의 태명은 짱아이다. 짱아라는 태명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조금은 있지만 속 뜻은 좀 다르다. 짱구를 많이 봐서 짱아라고 짓는 산모님도 계시지만 우리 아이의 태명의 뜻은 진짜 짱쎈 아기, 줄여서 진짱아이다. x나 쌔다. 개쌔다 이렇게 할 순 없으니 타협하여 '짱'을 붙인 것이다.
뜻을 들으니 조금은 특별한 것 같아서 나 역시도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2023년 우리집에는 나와 아내, 먼저 들어온 기니피그 문도와 모그 그리고 짱아 5인 가족이 살고 있다.
국가 정책 알아보기
4주차 시작이면 무조건 국가 정책을 알아봐야한다. 무조건이다. 아내가 워낙 정책 찾아보고 계산하고 이런 것을 좋아한다면 굳이 말릴 생각은 없으나 남편들이 알아봐야지 시간적 육체적 여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임신 테스트기로 두 줄을 확인하고 나면 차주 쯤 산부인과를 갈 것이다.
산부인과를 가면 온라인으로 임신확인증을 발급해주는데, 이후부터는 국민행복카드 임신바우처를 신청해야한다. 임신 기간동안 발생한 산부인과 진료비나 의약품을 지원해주기에 부부의 부담감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 이전에 국민행복카드 임신 바우처 관련한 글은 작성해두었으니 참고하시면 된다.
참고로 남편 명의로 발급하면 임신바우처 등록이 되지 않으니 꼭 아내한테 발급해달라고 이야기 한 후 전화로 임신바우처 등록을 한다고 하면 깔끔하게 끝난다. 나는 내 명의로 발급 받았다가 임신바우처 발급이 안된다고 해서 바로 해지하고 아내 명의로 다시 발급을 받은 상태이다.
첫만남 바우처나 분유, 기저귀 지원은 출생 이후에 해야하는 것이니 일단은 그냥 알고만 있으면 된다. 어차피 우리가 혹은 부모님이 내신 세금으로 받는 것이기에 꼭 챙겨보자.
[아빠 준비] 출산은 위한 '임신 바우처' 조건 및 신청 방법 (2023년)
임신 준비를 위해서 알아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국가의 정책과 복지가 많은 것은 좋으나 이게 너무 분포가 되어 있어서 공부하지 않으면 당최 누릴 수 없는 혜택인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
jinoki.tistory.com
산부인과와 조리원 알아보기
늘 그렇듯 어차피 정보를 많이 듣는 아내에게서 산부인과나 조리원 관련해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어디가 좋다는 이야기를 굳이 하지 않아도 분명 원하는 곳이 있을 것이다. 아내는 성남에 있는 '곽생로산부인과'에서 태어났고 아이도 같은 곳에서 낳기를 바랬다. 그리고 성남에서 제일 좋다고 소문이 자자하기 때문에 우리는 굳이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사실 집이 수지라 근처 산부인과도 있었지만 고민할 필요도 없이 올해 4월에 폐점한다고 했다. 가까워서 좋긴 하나 그래도 원하는 곳으로 알아보자. 솔직히 출퇴근 시간 잘못 걸리면 차 안에서 낳을 수도 있다. 여튼 산부인과가 정해졌다면 조리원을 알아봐야한다.
왜? 조리원 가격이 싼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경제권을 누가 가지고 있던 상관없이 조리원 비용은 부담스럽기 마찬가지다. 곽생로 산후조리원을 거의 매일 드나들며 가격와 효율 그리고 만족도를 분석한 결과 무조건 최고 좋은 방으로 하기로 마음 먹었다. 비용도 만만치 않다.
추후에 산후조리원 관련한 포스팅을 쓰겠지만 조리원의 비용을 꼼꼼하게 판단하고 조금 무리하더라도 좋은 방으로 골라주었다. 어차피 블로그나 강의 등 부업으로 대충 충당이 될 것 같으니 크게 어려움은 없어보인다. 조리원에 대한 공부를 잘 해가서 상담할 때 꼭 많은 것을 물어보자. 여길 하냐 마냐 문제가 아니다. 내가 얼만큼 아내의 임신에 대해서 많은 것을 공부하고 있냐를 보여주는 '쇼맨쉽'의 역할도 한다.
그 외 남편이 해야하는 것
4주차이면, 호르몬에 변화가 조금 있을 뿐 생리통처럼 쿡쿡 쑤시는 정도, 아기의 무게는 당연히 많이 나가지 않을 것이다. 육체적으로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지 몰라도 심리적으로 엄마가 되고 내 안에 새생명이 자리잡고 있다는 압박감과 부담감, 설레임 등 다양한 감정이 복합적으로 드는 시기다.
요즘 저출산 시대에 임신은 벼슬이라고 생각한다. 벼슬을 모시듯 해주면 아주 좋아할 것이다. 설거지나 청소, 갖은 집안일들을 하면서도 움직이지 말고 쉬라고 이야기해주면 보통 아직 아무렇지 않다고,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은근히 기뻐하는 표정이 보인다. 참고로 10개월 간 잘할 자신이 없으면, 그 자신감을 만들어서라도 해야한다.
임신 4주차, 처음으로 아이를 가졌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부터 아내는 시간이 잘 가지 않으며, 하루하루는 또 왜이렇게 소중한지 모른다고 한다. 빨리 초음파를 보고 싶다는 이야기도 한다. 4주차에 산부인과 가서 초음파 보고싶다고 하면 왜이렇게 빨리 오셨냐고 묻곤 한다.
초음파는 보통 5~6주차에 보러 온다고 하셨다. 5주차에는 아기집을 볼 수 있고 6주차에는 심장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러면 남편은 여기서 뭐라고 해야하는가. 내가 알아보니까 4주차에는 초음파로 아무것도 안보인다더라. 6주차쯤 되어야 심장소리 들으니까 그때 가자. 내가 다 알아봤어. 라고 말하는 순간 인생에서 하직해도 유언조차 남길 자격도 없다.
임신 확인하자마자 보고싶다고 하면, '그래. 가보자. 우리 애기는 워낙 뛰어날거라 벌써 팔다리 다 보일거다' 해주면 된다. 4주차에는 같이 보러가서, 왜이렇게 일찍 왔냐는 소리를 듣고 왔다. 5주차에는 아내 혼자 가서 집앞 산부인과 가서 애기집을 보고 왔고, 6주차에는 심장소리 들으러 같이 다녀왔다. 무조건 하자는대로 해주면 된다. 남편들도 기쁘고 설레겠지만 아내는 더욱 하루하루가 길게만 느껴질 것이니 말이다.
4주차는 일반 사람과 별반 다르지 않는다. 하지만 가장 조심해야할 순간이고 가장 혼란스러운 시기일 것이다. 내가 아이를 가지고 있어도 남편 하나만 믿으면 문제 없겠구나 하는 그런 듬직함을 보여주자. 4주차. 아직 시작도 아니다. 5주차 일기는 입덧으로 찾아오려고 한다.
'유부남의 이것저것 > 육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곽생로 산후조리원 (S.R.KWAK) 예약 가격 및 마사지 계획하기 ! (1) | 2023.06.21 |
---|---|
[임신 6주차 정보] 입덧약 처방 / 가격 / 효과 / 부작용 알아보기 (0) | 2023.04.17 |
[아빠준비] 우리카드 국민행복카드(임신바우처) 혜택 총정리! (1) | 2023.04.11 |
[아빠준비] 입덧하는 이유와 추천하는 좋은 음식 Best 5! (1) | 2023.04.09 |
[아빠준비] 롯데카드 국민행복카드(임신바우처) 혜택 총정리! (1) | 2023.04.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