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코인원' 경력직 이직
포트폴리오
/ 실무 면접 및 임원 면접 예상 질문
/ 연봉 협상 후기
아주 오래전 일은 아니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가 분명 나쁘지 않다. 충분히 숨쉴만큼 벌고 충분히 재밌는 일들이 많다. 하지만 경력이 오래되지 않은 만큼 팀장의 직책은 너무나 무료하다. 최신 공격들이 들어오면 나도 실무에서 해커와 숨을 쉬면서 티격태격 하고 싶었으나 그걸 하지 못한다. 단순히 실무를 하고 싶었기에 이직을 결심했다.
다른 회사들도 면접을 참 많이 봤지만 코인원에 대한 면접을 먼저 쓰는 이유는 제일 기억에 남고 제일 좋았던 경험이 아닐까 싶다. 면접 분위기나 질문들이 참으로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받았으며, 딱딱하지 않은 분위기가 참으로 마음에 들었기에 가장 먼저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코인원 서류 지원 - 자기소개서 / 포트폴리오
코인원 지원은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을 했다. 지금 확인을 할 수 없지만 자기소개서도 없으며 포트폴리오로 전달을 했던 것 같다. 꽤나 지원하는데 간단했기에 지원 직군에 맞춰서 조금 포트폴리오를 수정한 후 제출했다. 합격 메일이 오기까지 약 2일이 소요되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이전에 포트폴리오 관련하여 포스팅 쓴 글이 있어서 그걸로 대체하려한다. 물론 완벽한 정답은 없지만 이런 포트폴리오도 있구나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다. 크게 잘난 것도 없고 크게 못난 것도 없는 그냥 무난한 포트폴리오다.
코인원 리쿠르팅 사이트에 들어가면 현재 채용하고 있는 직군을 확인할 수 있다. 당연히 기술 직군은 조금 더 대우를 받으며 이직 시에도 굉장한 베네핏이 존재한다. 돈 관련한 내용은 뒤에서 다뤄보려고 한다.
서류 합격이되면 메일이 온다. 참으로 좋은 것은 코인원의 모든 면접 시간은 면접자가 선택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이 되는 시간에 맞춰서 일자와 시간을 선택할 수 있다. 그래서 스케쥴을 잘 판단하여 하루에 3군데 면접을 다 볼 수가 있었다. 직급 특성상 자리를 오래 비우지는 못하기 때문에 하루에 몰아 보는 것도 괜찮은 듯 하다.
서류 합격을 받고나서 거의 바로 면접을 볼 수 있도록 스케쥴을 잡았고, 난 설레는 마음으로 여의도로 떠났다.
코인원 1차 실무 면접 - 질문과 답변
코인원은 여의도에 있다. 판교와는 다른 분위기이다. 사람들의 대부분이 정장을 차려 입고, 굉장히 멋있는 금융권의 향이 돋아나는 그런 지역이다. 판교의 자유로움과는 제법 상응하는 분위기라고 할 수 있다. 적응은 되지 않지만 그래도 여의도라는 곳의 상징적인 것이 있으니 말이다.
면접을 들어가기 전 신분증을 맡기고 정해진 위치에 올라갔다. 사내 카페도 정말 좋아보이고 많은 분들이 사내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러 찾아온다. 굉장히 깔끔한 분위기가 좋았으며 젊음과 열정이 넘치는 곳임을 한 번에 받을 수 있었다. 회사 내부는 당연히 찍을 수 없지만 대기장소에서 바깥 배경을 하나 찍어왔다. 높은 층고 때문인지 참으로 확 트인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코인원의 채용 절차와 동일하게 진행이 되었다. 다만 내 직군은 과제 평가가 없기 때문에 1차 면접을 바로 진행했다. 다행히도 코로나가 잠잠해지는 시기여서 대면 면접을 진행하였고 그렇게 나는 코인원의 거대한 집단 안에 고군분투하러 방문해볼 수 있었다.
* 물론 면접에서는 아래와 같이 명쾌하게 답을 하진 않았을 것입니다.
* 미화나 살이 더 붙었을 수 있으나 맥락은 비슷한 듯 합니다.
Q. 면접관:면접자 비율은?
A. 면접관은 총 4명이 들어오셨으며, 같이 근무할 팀의 팀장님과 동료 2명, 그리고 유관부서 팀장님까지 총 4명이 들어오셨다. 각자 노트북을 가지고 오셨으며 충분히 포트폴리오를 정독하고 오신 느낌이다. 면접관 분들의 평균연령이 높이 않았으며, 항상 웃는 얼굴로 맞이해주었다. 경력직 면접이라 그런지 면접자는 본인 한 명이었다.
Q. 면접 분위기는?
A. 정말 편안한 분위기였다. 기술적인 질문과 일상적인 질문을 모두 하셨지만 어떤 질문에서도 공격을 받는다는 느낌이 없었다. 정말 내 이야기를 듣고 싶고 정말 궁금하기에 그리고 같이 일했을 경우에 필요한 사항을 묻는 질문들이었다. 4명의 면접관님들과 이야기한다는 느낌은 아니었고, 친구까진 아니더라도 편한 옆 팀의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정도였다.
Q. 메인 면접 질문은?
A. 지원자의 포트폴리오나 역량 그리고 직군이 다르기 때문에 특정할 순 없지만 기술적인 질문의 모든 것은 포트폴리오 기반으로 질문을 하였다. 대부분 자료의 증적 자료가 있어서 실력이나 결과물에 대한 의심적인 질문은 없었으며, 프로젝트에 대한 궁금한 사항이나 실제 사용했던 기술을 같이 이야기하는 수준이다. 어려운 수준의 날카로운 질문이 있었을 수 있으나 실제로 모두 진행한 프로젝트나 기술이었기 때문에 즐겁게 대답할 수 있었다.
Q. 왜 코인원에 지원하였는가?
A. 업무를 진행하다보면 많은 고객사를 만나게 됩니다. 물론 모든 고객사들이 개인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금융권의 노력과 대응은 어느 고객사들보다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내가 이직을 한다면 세상의 모든 위협들을 최전방에서 탐지하고 대응하는 금융권에서 근무하고 싶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금융권의 성격을 가진 회사들이 참 많습니다. 수많은 금융권 중에서 코인원에 지원한 이유는 바로 금융권이 가지고 있는 보안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과 기술 습득의 성격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항상 새로운 곳을 향해 달려나가 성장하는 원동력의 성격에 매료되었습니다. 즐겁에 일하고 최고의 성과를 내는 코인원의 모토가 제 인생관과 비슷하기에 모난 돌이 아닌 퍼즐의 마지막 조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코인원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Q. 팀장 직급을 수행하고 있는데 여기서는 팀원일 것이다. 괜찮겠는가?
A. 제 직군은 언제나 배워야하는 자리입니다. 제 스스로 과연 팀장의 자질이 있는가? 혹은 향후 10년 뒤에 나는 전문성을 갖춘 내 스스로 만족하는 팀장일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아직은 실무를 통해 다양한 것들을 배워야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팀장을 하면서 얻어가는 것도 있을 것이며, 실무와는 다르게 성장하는 부분도 존재할 것입니다. 다만, 제 스스로 해당 직군의 전문가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본다면 아직 이르다라고 답변할 것 같습니다. 후회도 남을 것입니다. 앞으로의 제가 걸어나갈 길에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아 실무를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는 팀원으로 일 하는 것이 제가 원하는 지향점과 동일합니다.
Q. 왜 퇴사를 하려고 하는가?
A. 팀장 직급을 수행하는데 팀원이어도 괜찮냐고 질문하셨던 내용의 답변과 동일합니다. 지금 회사에서 충분히 인정받고 다니고 있으나 내 스스로 인정할 수 있는 인원이 되기 위해서는 분명 환경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Q. 혹시 가상화폐 투자를 해본적이 있는가? 어떻게 했는가?
A. 2017년도 가상화폐를 사용한 랜섬웨어가 이슈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당연히 투자를 해본적이 있습니다. 다만 막연한 투자가 아닌 원칙을 가지면서 진행하고 싶었으며, 단순하게 거래량이 많아지면 가격이 오를거라는 아주 간단한 이론을 세웠습니다.
거래소의 API를 활용하여 스크립트를 만들고 2달간의 거래량이 많은 시간대를 확인하여, 해당 시간 1시간 전에 코인을 구매하는 식으로 진행해보았습니다. 약 한 달간 진행하였으며 수익률은 15%정도 되었습니다. 다만 코인 시작이 호황이었으며 진행했던 기간이 짧아 비교군이 적어 단순하게 운이었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꽤나 흥미로운 경험을 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어떤 거래소를 썼는가?
A. 코인원에게 귀중한 기회를 얻고 면접을 보는 면접자가 드릴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안타깝게도 업비트를 사용했었습니다.
Q. 상사가 부당한 지시를 했을 경우 어떻게 대처하는가?
A. 사람마다 부당하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입장이 다를텐데, 범법행위가 아닌 이상 모든 것을 따르겠습니다. 제가 만약 코인원에 입사를 한다면 현재 팀에서 진행하는 방향이나 의도가 존재하기 때문에 그 흐름대로 따라가겠습니다. 굴러 들어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고 싶지 않습니다.
위법 행위를 지시한다고 하면 그것이 나에게 큰 이득을 가져다준다고 해도 정중하게 거절하겠습니다. 전 결혼을 했고 제가 책임져야하는 가족이 존재하며, 향후 태어날 내 아이들이 아빠의 올바른 모습만을 보고 자랐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Q. 우리 부서는 타팀과의 협업이 많다. 만약 자꾸 데드라인을 맞추지 못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A. 개인이 하는 업무도 리스크는 존재합니다. 협업은 그에 몇 배의 리스크가 존재하고 그 리스크 중 정해진 프로젝트의 완료 기간을 맞추는 것도 포함이 될 것입니다. 해당 협업하는 팀에서 정해진 기한을 못맞췄을 경우에는 일단 제 스스로를 먼저 돌아볼 것 같습니다.
과연 이 프로젝트가 정해진 기한 내에 할 수 없던 불가능한 프로젝트였는가, 내가 그렇게 설계를 했는가에 대한 고찰 뿐 아니라 주기적인 회의나 리마인드를 통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던 방법이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할 것입니다. 만약 충분한 기간과 리마인드를 통해서도 지속적인 업무 지연이 발생한다면 팀장님께 에스컬레이션하여 조언을 듣겠습니다.
Q. 메일을 보낼때 참조를 넣었지만, 답장하는 사람이 참조를 자꾸 빼고 답장을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A. 현재 회사에도 그러신 분들이 꽤 많습니다. 그럴땐 제가 답장할 때 다시 참조를 하여 전달합니다. 그러면 참조 인원들이 이전 내용까지 다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두 세번 오갔을 때 정중히 말씀드립니다. 팀장님께서 내용을 확인하고 싶어하시니 답장 주실 때 전체 회신으로 부탁드립다라고.
물론 매우 높은 분들에게는 말씀드릴 수 없겠죠. 사회생활이라는 테두리 안에 약간의 유기적 대응일테니까요. 하지만 아주 높지 않은 분이라면 이런 제안 정도는 수긍해주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Q. 진행했던 프로젝트 중 가장 만족할만한 프로젝트는?
A. 입사 1년만에 전임자가 퇴사하여 부득이하게 진행하게 된 공공기관과 연계한 프로젝트입니다. 지금 그 때를 회상해보아도 주임급이 진행하기에 매우 어려운 프로젝트였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 시절만큼 내가 급성장을 이뤄낸 시기도 없을 것입니다.
해당 직군에 A 부터 Z까지 내 스스로 해보았으며, DB 구축이나 프로젝트 서버 설계 그리고 많은 보안적 측면을 고려했으며, 공동 연구를 진행했단 공공기관의 팀장님들의 실력과 마인드를 온전하게 제 것으로 녹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포트폴리오에도 작성이 되어있지만 해당 결과물로 특허까지 출원하게 되어 제가 돌이켜 보았을 때 2년간 단독으로 진행했던 해당 프로젝트가 가장 기억에 남고 가장 제 스스로 만족할만한 프로젝트였습니다.
워낙 포트폴리오 이야기만 하루종일 해서 그런가 별다르게 중요한 질문이나 답변은 없는 듯 하다. 하지만 면접 자체로는 되게 알찼으며 약 1시간 30분이라는 시간동안 서로의 기술을 즐겁게 공유하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그렇게 나는 하루만에 임원 면접의 일정을 잡게 되었다.
코인원 2차 임원 면접 - 질문과 답변
두 번째 방문이라고 위치도 정확하게 찾았고 나름 여유로웠던 것 같다. 코인원의 2차 임원 면접은 CISO 분께서 진행해주셨다. 명함을 주셨는데, 제가 면접 자리에서 제 명함을 쓸 일이 없을 줄 알고 준비를 못했다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렸다. 웃으면서 괜찮다고 하셨다.
정말 편안한 분위기에서 면접을 진행하였고, 기술적인 부분은 충분히 1차에서 검증되었다고 판단하였는지 면접이 아닌 면담처럼 진행되었다. 오히려 면접시간 중 대부분의 시간을 내가 질문하고 답변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정말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를 알아보려고 하시는 순수한 마음가짐인 것처럼.
도덕적인 부분이나 가끔 대표님의 성함을 묻고 어떤 분인지 여쭙기도 한다. 면접을 보러가는 회사의 모토나 회사 연혁, 그리고 대표님의 삶 정도는 면접자의 예상 문제에 모두 있기 때문에 크게 어렵지 않았다. 또한 코인원 대표님은 화이트해커 출신으로 우리 업계에서는 엄청 유명하신 분이니 잊을 수가 없다.
여튼, 굉장히 편하게 대해주신 덕분에 정말 즐겁게 이야기 나누었고 코인원에 최종 합격을 하였다. 최종 합격을 하면 연봉 협상을 하는데 지금 여기서 공개하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다고 본다. 경력직인 경우에는 본인 연봉에 어느정도 상폭을 주기 때문에 천차만별일 것이 분명했다. 금액을 정확하게 공개할 순 없지만 스스로 코인원에서 인재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그에 맞는 보상을 준다는 느낌이었다.
연봉 협상때는 내가 현재 회사에서 얻고 있는 모든 것을 드려야한다. 연봉 뿐 아니라 현금성 복지 포인트 등 최대한 영끌(?)해야할 것 같다. 그래야 실무자 분들도 판단하기 쉬울테니 말이다.
마치며
결국 난 코인원에 입사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집에 급격한 문제가 생기며, 내가 현재 지역을 떠나 여의도로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입사를 하지 못한다는 전화를 드릴때 정말 억장이 무너질 듯 했다. 아마 그 아쉬움이 크게 남아 포스팅을 쓰면서도 꽤나 눈물을 머금지 않았나 싶다.
입사를 하지는 못했지만 코인원의 무궁한 발전을 먼 발치에서 응원하려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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